동굴에서 벗어나자


나는 뭐든 80%는 하지만, 뭐든 100%는 못 하는 병이 있다.

어중간 병

100의 노력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뭐든지 그만한 열정이 없다.

20의 노력으로 80을 하면서 “나는 조금만 더 하면 100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가능성에 중독되어 있는 걸로 자체 진단 중이다.

그러다 보니 취미도 어중간. 일도 어중간. 사랑도 어중간. 열정도 어중간. 잔고도 어중간. 센스도 어중간. 인간관계도 어중간.

에너지가 안에서 샘솟는 사람들

운이 좋게도 동기들이 참 특이하다. 어디서 이런 열심히 사는 인간들만 모아놨는지. 지금껏 내 주위에는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

뭐가 다른가 하면, 기준은 이것 같다. 에너지의 동기가 내부에서 샘솟느냐, 외부의 어떤 요인 때문이냐. 다들 내부에서 샘솟는 사람들 같다.

나도 에너지가 내부에서 샘솟고 싶다.

자아 성찰과 비대해진 자의식

올해 들어서는 책을 읽으면서 자아 성찰을 많이 했다.

『소유냐 존재냐』를 보며 뭔가 깨달았다 생각했는데, 요즘 정신 상태 꼬라지를 보면 어디가 단단히 꼬였다. “나도 내부에서 샘솟고 싶다”는 생각만 하며 내 주장을 굽히지 않은 걸까. 자의식만 엄청나게 비대해진 것 같다.

자의식이 비대해져서인지, 요즘 평가받는 걸 굉장히 꺼리게 되었다.

당장 누구를 만나기도 싫다. 내가 몇 점짜리 남자로 평가되는 게 너무나 싫다. 면접 보기도 싫다. 내가 회사에서 몇 점짜리 인재로 평가되는 게 너무나 싫다. 도시가 싫다. 자연이 좋다. 어디 산에 들어가 살고 싶다. 도피하고 싶다.

이게 요즘 나를 지배하는 생각이다.

4~5개월, 그리고 한 달의 정체

AI 발전 시대에 나도 뭐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45개월을 퇴근 후와 주말에 계속 작업했다. 23개월 걸려 서비스 핵심 코어를 만들고, 나머지 기간은 서비스를 준비했다.

최근 한 달은 거의 진도를 못 나갔다. 마케팅과 기획서에서 막혔다. 글로벌 대상이라는 점도 문제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다행히 글로벌을 시도해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을 좀 알게 되었고, 다음에 뭘 만들 때는 글로벌을 쳐다도 안 볼 것 같다. 이건 그래도 잘한 점 같은데.

동굴을 나와라

그때 이 글을 봤다. 동굴을 나와라

정확히 내 상태다. 그래, 맞다. 나는 나에게 너무 갇혀 있다.

외부의 평가는 “니들이 뭘 알아”라며 듣지 않는다. 내부의 생각은 “이런 개쩌는 걸 하다니 역시 나는 천재야.”

방법

두려움을 벗어나는 나만의 방법이 필요하다.

사실 머리부터 들이밀고 몸으로 체험하는 게 내 방법이긴 하다. 아직 유효하지 않을까 싶다.

동굴을 벗어나자.

아마 목표를 잡고, 시간 배분을 정확히 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첫 시작으로 에버랜드에 혼자 가서 롤러코스터 10번 타기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비행기에서 무서워서 잠을 못 자는 게 상당히 스트레스다. 그 뚝 떨어지는 느낌을 어디서 극복할 수 있을지.